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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um 2 업데이트 리뷰 '독립형 악기로 손색없는 완전체 신디사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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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테이블 신디사이저 시장의 독보적 존재였던 세럼이 두 번째 메이저 업데이트를 출시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전혀 예상치 못하게 등장한 Serum 2의 업데이트 소식은 전 세계 음악과 음향 업계 SNS에 도배되었습니다. 게다가 매우 반갑게도, 기존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업그레이드가 진행됐습니다. (업그레이드시 원하는 만큼 기부를 할 수 있기는 합니다.) 2014년 출시된 이래로 전자 음악 제작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던 Serum은 이번 2.0 버전 업그레이드를 통해 독립적인 음악 제작 도구로 손색없는 완전체로 거듭났습니다.
저는 창작 작업 시 사용하는 DAW로 Ableton Live에 정착했는데, 그 자체로 강력한 악기이자 시퀀서라는 점이 이유였습니다. 기존에 Serum 1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그 사용 빈도가 낮아지는 것은 제겐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습니다. 유려한 내장 악기와 자유로운 라우팅이 만들어 주는 높은 직관성이 그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Serum 2는 이러한 인식을 뒤집었습니다. 이제 Serum 2는 그 안에서 소리뿐만 아니라 곡의 구성까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특히 로직이나 큐베이스 등 다른 DAW 환경에서도 강점으로 부각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Serum 2는 작곡에 활용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신디사이저 자체를 가지는 것과 다름없게 되었습니다.

Serum 2에서 가장 돋보이는 업데이트는 단연 오실레이터 시스템의 확장입니다. Serum 1이 2개의 웨이브테이블 오실레이터만 제공했다면, Serum 2는 3개의 메인 오실레이터로 확장되었으며, 각 오실레이터는 5가지 다른 합성 방식을 독립적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실 기존 Serum 1에서는 샘플러 기능을 Noise 섹션에 원하는 파일을 드래그 앤 드롭해 사용할 수는 있었습니다만, 사용하고자 하는 샘플을 원하는 만큼 재단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Serum 2로 오면서 웨이브테이블 외에도 멀티샘플, 샘플, 그래뉼러, 스펙트럴 모드를 제공하여 하나의 인터페이스에서 거의 모든 종류의 사운드 생성 기법을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그래뉼러 모드는 최대 256개의 동시 그레인을 지원하여 다른 전문 그래뉼러 신디사이저와 견줄 만한 성능을 제공하며, 스펙트럴 모드는 시간과 피치를 독립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사운드 디자인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는 에이블톤에서 Wavetable, Sampler, Granulator II 등 여러 악기를 오가며 작업하던 방식을 Serum 2 하나로 통합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합니다.
기존에 하나만 제공되던 필터도 두 개로 늘어나, 시리즈(직렬) 또는 패러럴(병렬) 라우팅으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각 오실레이터를 다른 필터로 독립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새로 추가된 믹서 페이지는 복잡한 라우팅 구조를 명확하게 시각화하고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전에는 모듈레이션에서 여러 파라미터를 조정해 가며 간접적으로 신호 흐름을 구성해야 했지만, 이제는 전용 믹서 페이지에서 모든 사운드 소스와 필터, 이펙트 버스 간의 관계를 한눈에 파악하고 조절할 수 있습니다. 추가된 오실레이터와 필터가 서로 어디로 어떻게 가고 있는지, 무엇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 기존 매트릭스 창과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이번 업데이트에서 주목받은 기능으로는 Path LFO가 있습니다. 기존의 LFO가 주로 반복적인 파형 기반 모듈레이션을 제공했다면, 패스 LFO는 사용자가 XY 패드에서 자유롭게 경로를 그려 복잡한 모듈레이션 패턴을 만들 수 있게 해줍니다. X축과 Y축의 값을 별도의 파라미터에 할당할 수 있어, 예를 들면 필터 컷오프와 레조넌스를 동시에 복잡한 패턴으로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카오스 패턴이 그려내는 소리에 흥분하지 않을 프로듀서는 없을 겁니다.

Serum 2가 독립적인 악기이자 프로그램으로 진화하는 데 힘을 실어주는 데에는 클립 시퀀서와 아르페지에이터가 그 역할을 했습니다. 클립 시퀀서는 피아노 롤 에디터를 통해 DAW의 도움 없이도 복잡한 멜로디와 코드 진행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게 해주고, 내장 아르페이지에이터로 하나의 구성을 안에서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펙터에서도 대격변이 있는데, 바로 단일 이펙터 사용 제한이 풀렸다는 것입니다. 원하는 만큼, 원하는 순서대로 넣고 갈아 끼울 수 있게 되었으며, XFer사도 이 업데이트에 자신감을 드러내듯, Serum 2에는 악기 외에도 Serum 2 FX 플러그인이 따로 하나 추가됐습니다. 말 그대로 Serum의 ‘Effect Rack’이 생긴 겁니다. 특히 저는 FX를 주파수 대역(로우/하이, 로우/미드/하이)이나 미드/사이드로 분할하여 각 부분에 다른 이펙트를 적용할 수 있게 해주는 스플리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제 Serum 2 사용자들은 악기 안팎으로 매우 섬세하고 복잡한 사운드 디자인이 가능해졌습니다.
이처럼 방대한 기능 확장 때문인지, 불가피하게 CPU 사용량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띄긴 했습니다. 특히 그래뉼러나 스펙트럴 모드, 다수의 유니슨 보이스를 사용할 때는 상당한 시스템 자원을 요구합니다. 실제 체감의 정도와는 다르겠지만 과장하자면, DAW 안에서 DAW를 하나 더 구동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만큼 사용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아낌없이 넣어주었다는 뜻의 표현입니다. 이런 문제는 제조사의 지속적인 지원과 유지 보수 업데이트를 통해 충분히 개선될 거로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Serum 2는 그저 더 좋아진 신디사이저가 아니라, 독립적인 음악 제작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오랜 시간 명성을 떨쳐 온 소프트웨어 악기가 막강한 업데이트를, 그것도 무료로 진행했다는 점은 많은 음악과 사운드 창작자들에게는 근래 어떠한 소식보다도 가슴 뛰는 일이었을 겁니다. Serum 2는 분명 음악인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업데이트이자 업그레이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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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기대 vs 현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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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스탠딩 고치는 꿀팁 공유. 도움 많이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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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텐린이님의 댓글
ㅇㅇㅇㅇ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