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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기] 부모님의 청춘이 녹아있는 음악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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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였나 억세고 엄했던 우리 엄마
11시가 넘으면 테레비를 못보게 했는데 그날은 갑자기 ocn에서 어떤 영화를 새벽에 방영해준다는 광고를 한참 멍하니 보시더니 ‘우리 이거 볼까?’ 하고 물어보시는 거였다.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는 고전 영화였다.
내가 태어나기도 한참 전에 나온 저화질 영화였지만, 밤 늦게까지 테레비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마냥 들떠서 오빠랑 이불과 베개를 거실로 끌어와 자리를 잡았다.
한참을 보다 결국 눈꺼풀이 무거워져서, 소파에 앉아 화면을 응시하는 엄마의 무릎을 베고 누웠다.
새벽 3시가 조금 넘어가는 시간, 잠결에 어렴풋이 들렸던 엄마 아빠의 이야기 소리가 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지...
엄마가 가난한 대학생이었을 때 난생 처음 영화를 보러 갔는데 그게 ‘사운드오브뮤직’이었댄다.
당시 오드리햅번을 닮았던 엄마를 아빠가 졸졸 따라다니다 캠퍼스 커플까지 된 이야기를 나누시면서
소녀같은 눈으로 모니터를 바라보시는데 엄마에게서 처음 보았던 그 말간 눈빛이, 나는 절대 모를 엄마의 시절이 있었다는 걸 말해주었다.
그 눈에 왠지 모를 심술이 나서 일부러 칭얼거리는 소리를 내며 엄마의 허리를 꼭 끌어안고 잠이 들었었다.
지금도 다시 본가에 내려가서 엄마 냄새가 벤 소파에 누우면 잊을 수 없는 그 날 밤의 어슴푸레한 테레비 소리,
까끌까끌한 여름이불의 감촉과 엄마의 눈빛이 아득히 되살아난다.
그 순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엄마의 청춘에 대해 밤새 이야기하고 싶어.
-유튜브 댓글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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